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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보도

[데이비드차 선교사 기고문] 거센 태풍이 부는 시대… 더 센 기도의 태풍이 불어야 할 때 I 국민일보

2020-11-12

거센 태풍이 부는 시대… 더 센 기도의 태풍이 불어야 할 때

2020. 11.12  |  데이비드차 선교사 기고문 |  국민일보



미국 대선 후 사회적 갈등이 대한민국의 이념적 갈등처럼 미국 사회 전반에 드러나고 있다. 트럼프 진영과 바이든 진영의 갈등은 사회 전반의 가치관 충돌로 일어나고 있다. 미국 선거를 바라보는 대한민국의 대다수 국민은 그저 옆 나라의 흥밋거리 또는 바이든과 트럼프에 대한 개인적 선호도에 따른 가십 정도로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실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차별금지법, 낙태, 북한 인권 문제, 공적 영역에서의 신앙의 자유, 디지털 시대의 감시 사회 등 첨예한 세계관의 충돌이 올해 대선 과정에서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는 어떤 자세와 태도로 혼돈의 시간을 바라봐야 할 것인가.

나는 지난 7년간 서울 강남역 부근에 있는 지하 2층의 작은 기도실에서 30대를 거의 보내며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했다. 그러나 원했던 응답은 이뤄지지 않고 대한민국의 갈등은 오히려 더 극심해지고 혼란스러워졌다. 처음엔 이게 무슨 일인지 참으로 혼란스러웠고 계속 기도의 자리를 지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 돌아보니 기도의 자리를 지킨 것이 은혜였다. 하나님께로 더 가까이 나아간 것이 가장 큰 복을 누린 것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한국교회 전체가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시 방역 단계가 올라가면 어떨까 노심초사하면서도 잠시 회복된 대면 예배가 얼마나 감사하고 감격스러운지 모르겠다. 그러나 코로나19 방역 단계는 다시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가 끝나게 해달라는 기도가 우리가 처음 기도하게 된 시작이었다면, 이제는 기도의 자리로 나아감이 그저 감사와 기쁨이요 내 안에 부흥이 시작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얼마 전 기도의 자리에서 이미 부흥은 시작됐다는 고백이 심령에서 흘러나왔다. 현재 교회 상황과 환경을 생각하면 어떻게 부흥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구약 성경에 단 한 번 등장하는 하박국의 “외양간에 송아지가 없고 논밭에 소출이 없어도 난 여호와로 인하여 기뻐하리로다”는 신앙 고백이 비로소 진정한 부흥의 의미일 것이다.

미국의 대선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는 기독인들이 많았다. 하지만 어떤 결과에도 역사의 주관자는 하나님이시다. 모든 상황 가운데 나아간 기도의 자리에서 크게 뉘우치고 자복하며 회개하는 역사가 일어날 때 작게는 개인이 변화를 경험할 것이다. 그 기도의 불씨가 가정으로 퍼지면 가정이 회복되고 한 명 한 명 기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하나님께서 이 땅을 고치실 것이다. 그러므로 기도의 자리로 나아가자. 부흥의 파도를 타는 놀라운 기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많은 사람의 사랑이 식은 마지막 때를 미리 알고 있으면서도 상대방의 작은 실수를 참지 못한다. 남의 조그마한 허물도 절대 용납하지 않는 칼날 같은 이 시대에 SNS와 미디어는 오늘 하루 사냥감을 찾아 도마 위에 올려놓는다.

로마시대 콜로세움에서 사람이 사자에게 물어 뜯겨 피 흘리며 죽어가는 모습에 환호하며 카타르시스를 느낀 대중은 현재에도 존재한다. 얼마 전 새벽 설교를 준비하며 늦은 밤 서재에서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성령님은 내 안에 깊은 탄식으로 “서로 사랑하라”는 마음을 강하게 주셨다. “나는 도저히 사랑할 수가 없습니다. 주님 제 안에는 사랑할 힘이 없습니다”고 고백하며 펑펑 울었다. 깊은 심령 속에서 성령님은 “내가 너희를 사랑하지 않았니”라는 마음을 주셨다. 그렇다. 주님이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다. 아직 내가 죄인 됐을 때 주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것이다.

물 위를 걸으라는 주님의 말씀 앞에 베드로는 불가능한 상황에서 물 위를 걸었다. 그것은 베드로의 훈련이나 노력이 아니었다. 그저 말씀에 의지해 순종할 때 나타난 하나님의 역사였다. 초갈등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계명을 따르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우리 안에 사랑할 힘이 없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베드로가 아멘으로 순종해 물 위를 걸었던 것처럼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의 능력은 노력과 열심이 아닌 믿음으로만 경험할 수 있다.

지금은 고요한 호숫가에 앉아 잔잔하게 흘러가는 물살을 바라보며 기도하는 시대가 아니다. 거센 태풍이 부는 시대에 더 큰 기도의 태풍이 불어야 하는 때다. 하나님은 일렁이는 파도 가운데 환경이나 상황이 아닌 오직 주님의 말씀을 붙들고 물 위를 걸을 자들을 찾으신다. 악을 선으로 끝까지 인내하며 이기는 삶을 걸어보자.

분별하되 분노하지 않는 삶을 살아보자. 모두가 넓은 길로 가고자 하는 이 시대에 더욱 날카롭고 야성이 살아있는 하나님 나라의 군사로 정금같이 나아가자. 혼돈과 갈등의 시대, 하나님의 말씀을 의지해 물 위를 걷는 기적을 경험하는 한국교회의 중보자들이 되길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며 기대한다.

데이비드 차 (KAM선교회 대표·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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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64293&code=23111412&sid1=m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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